요로결석이 무섭다고 하면 다들 고통스러운 통증을 먼저 떠올립니다. 저도 그랬고, 실제로 경험해 본 지금도 그 통증은 잊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작 더 무서운 건 통증이 없을 때라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급성 소화불량으로 오해하기 쉬운 요로결석 초기 증상과 요산통
일반적으로 요로결석은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그걸 직접 경험한 사람 중 하나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 토요일 아침, 자율학습을 하러 학교에 갔다가 갑자기 배가 너무 아파서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선생님께 못하겠다고 말하고 바로 집으로 갔고, 어머니는 체한 것 같다며 내과를 데려가셨습니다.
내과 선생님도 체증으로 보셨는지 배를 눌러 주시고는 곧 구토할 수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실제로 병원을 나오자마자 토를 했고, 저는 속이 풀렸다고 생각하며 집에서 누웠습니다. 그런데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눈앞이 빙빙 돌고 일어서지도 못해서 바닥을 기어서 거실로 나갔고, 그 모습을 본 어머니가 119를 부르셨습니다. 생애 처음 응급차를 탄 날이었습니다.

병원에서 깨어났을 때는 아버지가 옆에 앉아 계셨습니다. 너무 아파해서 마약성 진통제를 투여했다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마약성 진통제란 모르핀 계열처럼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극심한 통증을 억제하는 약물을 의미하는데, 일반 진통제로는 요로결석의 통증을 잡기 어려운 경우에 사용합니다. 사진 촬영 후 요로결석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3년 전 일인데, 제가 살면서 겪어본 고통 중 단연 가장 심했습니다.
요산통(Renal Colic)이라고도 불리는 이 통증은 요관이 결석으로 막히면서 콩팥 내부 압력이 급격히 올라갈 때 발생합니다. 여기서 요산통이란 결석이 요관을 막아 소변 흐름이 차단되면서 생기는 경련성 통증으로, 산통(疝痛)이라는 표현처럼 파도처럼 밀려오는 극심한 통증이 특징입니다. 구역질과 실제 구토를 동반하는 경우도 많아서 저처럼 소화기 문제로 오해받는 일이 꽤 있습니다.
담석과는 다른 요로결석의 정체, 신우신염과 패혈증을 부르는 순간
제 경험상 통증이 없으면 다들 "나는 괜찮다"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 토요일 아침에 화장실을 다녀오면 나을 거라 믿었으니까요. 그런데 의학적으로 보면 통증이 없는 상황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결석이 요로를 완전히 막아버리면 소변 흐름이 완전히 차단됩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수신증(Hydronephrosis)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수신증이란 소변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콩팥 내부에 고여 콩팥이 풍선처럼 부어오르는 상태를 말합니다. 처음에는 극심한 통증이 오지만, 콩팥이 오랜 시간 지쳐버리면 통증 신호 자체를 보내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면 아프지 않으니 병원도 안 가고, 그 사이에 콩팥 기능이 조용히 소실되어 갑니다.
더 심각하게 진행되면 신우신염(Pyelonephritis)으로 이어집니다. 신우신염이란 세균이 막힌 요로를 타고 콩팥까지 역행하여 콩팥 자체에 염증을 일으키는 감염 질환으로, 고열과 오한, 옆구리 통증이 갑자기 나타납니다. 방치하면 패혈증으로 악화될 수 있고, 실제로 신장 기능을 영구적으로 잃거나 생명을 위협받는 사례도 있습니다. 아프지 않다는 것이 안심의 근거가 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재발률 50%, 담석과도 다른 이 돌의 정체
요로결석은 한 번 생기면 끝이 아닙니다. 5년 이내에 약 50%가 재발한다는 수치는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요로결석의 전 생애 유병률은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전체적으로 약 10~13% 수준으로, 열 명 중 한 명꼴로 살면서 한 번쯤은 겪는 질환입니다(출처: 대한비뇨의학회).
가끔 담석과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제가 처음 이 진단을 받았을 때도 주변에서 "담석 아니야?"라고 물어보는 분이 있었습니다. 담석은 담낭에서 생기는 것이고 요로결석은 콩팥, 요관, 방광, 요도로 이어지는 요로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위치도, 성분도 완전히 다릅니다.
국내 요로결석의 80% 이상은 수산칼슘석(Calcium Oxalate Stone)입니다. 수산칼슘석이란 소변 내에서 수산(Oxalate)과 칼슘 이온이 과포화 상태로 뭉쳐 결정화된 돌로, 소변이 농축될수록 형성이 빠르게 진행됩니다.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아몬드, 땅콩 같은 견과류를 식사 대용으로 과하게 드시는 분들이 있는데, 견과류에는 수산 성분이 풍부하여 결석 생성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좋은 것도 과하면 독이 된다는 말이 요로결석에는 특히 잘 맞습니다.
재발 위험을 높이는 요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하루 수분 섭취 부족으로 인한 소변 농축
- 수산이 많은 식품(견과류, 시금치, 초콜릿)의 과다 섭취
- 고 나트륨 식단으로 인한 소변 내 칼슘 배출 증가
- 여름철 발한으로 인한 체내 수분 감소
- 치료 후 콩팥에 남은 잔석(残石)을 씨앗으로 한 재성장
저도 그 이후로 짜게 먹는 습관을 최대한 줄이고 물을 의식적으로 많이 마시고 있습니다. 아직 재발하지 않았지만, 재발률 수치를 볼 때마다 방심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로결석 예방법 : 하루 수분 2L 채우기
요로결석 예방에서 수분 섭취가 핵심이라는 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하루 소변량이 2리터 이상 유지되도록 물을 마시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맹물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점입니다. 레몬즙이나 오렌지즙을 탄 물도 좋은 대안입니다. 이 과일들에 풍부한 시트르산(Citric Acid), 즉 구연산은 소변 내에서 칼슘 이온과 먼저 결합하여 수산칼슘석이 형성되는 것을 직접 방해합니다. 결석이 뭉치려는 것을 시트르산이 중간에서 막아버리는 구조입니다(출처: 질병관리청).
수분 섭취와 함께 자세 관리도 중요합니다. 콩팥은 내부에 소변이 고이는 공간 구조가 있어서 콩팥 하극(하부)에 돌이 가라앉으면 그냥 걷거나 달리는 것만으로는 잘 배출되지 않습니다. 머리를 낮추고 엉덩이를 드는 자세, 즉 요가의 다운독 자세처럼 몸을 뒤집는 것이 하극에 고인 결석을 움직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거기에 옆구리와 등 허리 부위를 부드럽게 두드려 주면 결석이 더 잘 흘러내려올 수 있습니다. 처음 들었을 때는 반신반의했는데, 의학적 원리를 듣고 나니 충분히 납득이 갔습니다.

요로결석이 재발할 때마다 결석이 조직을 긁고 염증이 생기면서 콩팥 기능의 일부를 잃게 됩니다. 조직이 손상되기 전이라면 어느 정도 회복이 가능하지만, 반복적으로 심한 염증을 앓으면 콩팥 세포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장기적으로 양쪽 콩팥 기능이 모두 손상되면 투석(신대체요법)까지 가게 되는 것입니다.
요로결석 경험이 13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한 이유는 그 통증 때문이기도 하지만, 뒤늦게 알게 된 무증상 결석의 위험 때문이기도 합니다. 통증이 없다고 괜찮은 게 아닐 수 있다는 것, 재발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것. 혹시 비슷한 증상이 있거나 결석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면,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정기적으로 콩팥 상태를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의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적 조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비뇨의학과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