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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자리 동료의 공황장애 고백, 타이레놀이나 우황청심환으로 해결 안 되는 진짜 이유 (공황발작, 예기불안, 유사질환)

by 유자팡 2026. 5. 25.

옆자리 동료가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나갔던 날이 아직도 선합니다. 하얗게 질린 얼굴로 돌아온 그 모습을 보고 나서야 저는 공황장애가 얼마나 가까운 곳에 있는 질환인지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이후, 공황장애를 제대로 알고 싶어 자료를 찾다가 의외로 많은 분들이 공황장애와 비슷한 다른 질환을 혼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직장에서 마주한 공황발작과 교감신경 오작동의 비밀

늘 유쾌하고 팀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던 옆자리 누나가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갔던 건 평범한 오후였습니다. 처음에는 화장실이 급한가 보다 싶었는데, 한참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 빈자리가 왠지 마음에 걸렸습니다. 하지만 업무가 많이 밀려있어서 찾아 나가볼 수가 없었습니다.

 

돌아온 누나의 이마와 목덜미는 식은땀으로 젖어 있었고, 마우스를 잡은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습니다. 쉬는 시간에 슬쩍 몸이 안 좋냐고 물었더니 그냥 배가 아파서 나갔다고 했는데, 제 경험상 그건 아무리 봐도 단순히 배가 아픈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솔직하게 말해주면 앞으로 더 잘 도와줄 수 있다고 했더니, 그제야 작년부터 공황장애 진단을 받고 정신과 약을 복용 중이라고 털어놓았습니다.

 

공황장애를 가진 사람을 실제로 눈앞에서 마주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그 경험이 있고 나서야 저는 공황장애라는 질환을 제대로 공부하게 되었는데, 알면 알수록 많은 분들이 공황장애인지 아닌지를 혼자 판단해 병원을 미루거나, 반대로 과도하게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공황장애에 대한 설명

공황장애의 핵심은 공황발작(Panic Attack)입니다. 여기서 공황발작이란, 극심한 공포감이나 불안감이 수 분 이내에 정점에 달하면서 다양한 신체 증상이 동반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의학적으로 '발작(Attack)'이라는 표현은 갑자기 발생했다가 저절로 사라지는 상태를 통칭하는 용어로, 부정적 어감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도 있지만 이는 정확한 의학 표현입니다.

예기불안과 광장공포증: 공황장애와 범불안장애를 구별하는 기준

제가 자료를 찾으면서 가장 놀랐던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공황발작 자체는 공황장애 외의 다른 질환에서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공황장애로 진단받으려면 공황발작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다음 두 가지 조건이 반드시 충족되어야 합니다.

  • 예기불안(Anticipatory Anxiety): 또 공황발작이 올까 봐 한 달 이상 지속적으로 걱정하는 상태. 여기서 예기불안이란 실제 발작이 일어나기 전부터 발작에 대한 공포가 일상을 지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 회피 행동(Avoidance Behavior): 발작이 왔던 상황이나 장소를 의도적으로 피하기 시작하는 것. 버스를 못 타거나, 잠드는 게 무서워지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 두 가지 없이 공황발작이 한두 번 왔다고 해서 무조건 공황장애가 되는 건 아닙니다. 국내 정신건강 통계에 따르면, 평생 한 번 이상 공황발작을 경험하는 사람은 일반 인구의 약 15~28%에 달하지만, 이 중 공황장애로 진단받는 비율은 훨씬 낮습니다(출처: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반면 공황발작 없이 하루 종일 불안이 지속된다면, 이는 범불안장애(Generalized Anxiety Disorder) 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범불안장애란 특정 대상이나 상황 없이 여러 영역에서 만성적으로 불안이 이어지는 상태로, 공황장애와 혼동하기 쉽지만 증상의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또한 광장공포증(Agoraphobia)도 공황장애로 오해받는 대표적인 질환입니다. 광장공포증이란 탈출이 어렵거나 도움을 받기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극심한 불안을 느끼는 상태로, 버스나 지하철, 비행기 등을 타지 못하게 되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실제로 공황장애 환자의 절반 이상이 광장공포증을 동반하고 있어 두 질환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공황발작 없이 광장공포증만 있는 경우는 공황장애와 구분됩니다.

 

공황발작이 왜 일어나는지를 알면 조금 덜 무서울 수 있습니다. 이는 교감신경(Sympathetic Nervous System)의 과활성화 때문입니다. 교감신경이란 위협 상황에서 신체를 즉각 대응 상태로 만드는 자율신경계의 한 축으로, 심박수 증가, 호흡 촉진, 근육 긴장 등 이른바 '투쟁-도피 반응(Fight-or-Flight Response)'을 유발합니다. 공황발작은 실제 위협이 없는 상황에서 이 반응이 오작동하며 발생하는 것으로, "내 몸이 고장 난 것"이 아니라 "생존 방어 시스템이 과하게 작동한 것"이라고 이해하면 훨씬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부정맥부터 식욕억제제까지, 공황장애와 반드시 감별해야 하는 유사 질환

저도 처음엔 몰랐는데, 공황장애를 공부하다 보니 꼭 병원에 가야 하는 '다른 질환'이 공황발작 증상을 흉내 내는 경우가 생각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부정맥(Arrhythmia)입니다. 부정맥이란 심장 박동이 불규칙하게 뛰는 상태로, 두근거림과 호흡 곤란을 유발해 공황발작과 증상이 매우 유사합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Hyperthyroidism)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갑상선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심박수가 빨라지고 불안감, 식은땀 등이 나타나 공황장애로 오인하기 쉽습니다.

 

식욕억제제나 카페인 같은 중추신경 각성제(CNS Stimulant)도 공황발작과 유사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알코올은 마시는 동안은 괜찮다가 금단 상태에서 공황 증상이 급격히 올라오는 사례도 임상에서는 자주 목격됩니다. 이런 물질 유발 상태를 물질 유도성 불안장애(Substance-Induced Anxiety Disorder)라고 하며, 원인 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특히 공황발작 도중 의식을 잃었다면 그건 공황장애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짜 공황발작은 아무리 극심하더라도 의식을 잃지 않습니다. 의식 소실이 동반된다면 뇌전증(간질) 등 신경과적 질환을 반드시 감별해야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가짜 공황장애'라는 표현이 조금 아쉽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범불안장애든, 광장공포증이든, 물질 유도성 불안장애든 모두 치료가 필요한 실제 정신 질환이기 때문입니다. "가짜"라는 단어가 자칫 '나는 공황장애가 아니니 병원에 안 가도 되겠구나'라는 오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도 공황 유사 증상이 반복된다면 원인 감별을 위해 전문의 상담을 권고하고 있습니다(출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공황장애인지 확인하기 위해 스스로 점검해 볼 수 있는 핵심 기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예고 없이 발생한 공황발작이 두 번 이상 있었는가
  2. 이후 한 달 이상 발작 재발에 대한 예기불안이 지속되는가
  3. 발작이 있었던 상황이나 장소를 의식적으로 회피하는 행동이 생겼는가

이 세 가지가 모두 해당된다면 공황장애를 의심하고 전문의를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공황장애 자가진단 목록

그날 이후 저는 누나에게 눈치 보지 말고 언제든 뛰쳐나가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공황발작을 직접 목격한 경험이 있고 나서 이 질환을 공부하게 됐는데, 결국 제가 배운 건 하나였습니다. 비슷해 보이는 증상도 원인은 전혀 다를 수 있고, 그 차이는 본인 혼자 판단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비슷한 증상으로 고민 중이라면 혼자 검색으로 결론 내리기보다 가능한 한 빨리 전문의와 상담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초기에 찾을수록 회복도 빠른 질환이니까요.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증상이 있으시다면 반드시 전문의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38QJxFhSm4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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