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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리아 : 말라리아 증상과 예방약(퀴닌·아르테미시닌) 역사 총정리 (역사, 퀴닌, 아르테미시닌)

by 유자팡 2026. 7. 16.

솔직히 저는 아프리카 여행을 준비하면서 말라리아가 이렇게까지 오래되고 무거운 역사를 가진 병인 줄 몰랐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대학교 3학년 겨울, 케냐행 비행기 표를 끊기도 전에 '열대열 말라리아'라는 단어 하나가 저를 며칠째 붙잡아 뒀습니다. 그 공포를 뚫고 실제로 다녀온 뒤에야, 이 병이 얼마나 긴 시간 동안 인류를 괴롭혀 왔는지 제대로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역사 속 말라리아 증상: 3일 주기열과 모기 전파의 진실

케냐 여행을 준비하며 처음으로 말라리아를 진지하게 찾아봤을 때,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오래된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메소포타미아의 점토판 기록부터 이집트 파피루스까지, 인류가 문자를 새기기 시작한 순간부터 이미 이 병은 그 안에 있었습니다.

말라리아가 다른 열병과 구분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주기열(周期熱)' 때문입니다.

말라리아의 역사에 대한 설명

주기열이란 3일 또는 4일 간격으로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발열을 뜻하는데, 원인을 몰랐던 고대인들도 이 패턴만큼은 정확하게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수천 년 전 기록을 보고 "아, 이건 말라리아였구나" 하고 추정할 수 있는 겁니다.

기원전 3200년 무렵 이집트 유물에서는 말라리아 항원이 실제로 검출됐고, 투탕카멘 역시 말라리아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중국에서는 기원전 200년경 그림 기록 하나가 전해지는데, 악마 셋이 각각 망치와 물통과 난로를 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근육통, 오한, 발열이라는 말라리아의 핵심 세 증상을 이렇게 시각적으로 표현한 겁니다.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는 소름이 돋았습니다. 병의 정체는 몰랐어도 그 고통만큼은 이미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는 게 놀라웠거든요. 

치료는 어땠을까요. 전신 증상이다 보니 악령이 들어온 것으로 여겼고, 악령이 싫어할 만한 것을 먹여 쫓아내는 발상으로 이어졌습니다. 소똥, 말똥, 돼지 귀지 같은 것들을 실제로 먹였다는 기록이 이집트 파피루스에도 남아 있습니다. 히포크라테스가 등장해 "악령 탓이 아니다, 제대로 된 치료를 하라"라고 선언했지만, 허브 연구만으로는 역부족이었고 결국 '사혈(瀉血)'이 주요 치료법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사혈이란 몸에서 피를 빼내는 시술을 뜻하는데, 사람이 죽어가며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열이 내린 것'으로 오인한 결과였습니다. 치료라는 이름 아래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로마 시대에는 늪지대 주변에서 자꾸 사람이 죽자 '나쁜(Mal) 공기(Aria)' 때문이라 믿었고, 그 믿음이 오늘날 우리가 쓰는 단어 'Malaria'의 어원이 됐습니다. 모기를 몰랐던 고대인들의 한계가 단어 하나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로마인들은 웅덩이를 메우면 사망률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아냈지만, 그 이유가 모기 서식지를 없애는 것임은 끝내 몰랐습니다. 말라리아와 모기의 연관성이 밝혀진 건 놀랍게도 20세기, 즉 100년이 채 되지 않은 일입니다(출처: WHO 말라리아 팩트시트).

  • 메소포타미아·이집트·인도·중국 고대 문명 모두에 말라리아 추정 기록이 존재
  • 주기열(3~4일 간격 발열)이 수천 년 전 기록에서 말라리아를 식별하는 핵심 단서
  • 말라리아(Malaria)의 어원은 이탈리아어 'Mal(나쁜) + Aria(공기)'
  • 모기와 말라리아의 관계가 밝혀진 것은 20세기 초, 불과 100여 년 전의 일
  • 사혈·똥 먹이기 등 잘못된 치료법이 15~16세기 유럽까지 이어졌음
요약: 말라리아는 인류 최초의 기록 속에 이미 존재했으며, 3~4일 주기열이라는 특유의 증상 덕에 수천 년 전 기록에서도 식별이 가능한 역사상 가장 오래된 전염병 중 하나입니다.

 

퀴닌과 예방약의 기원: 안데스 전설에서 아프리카 식민지 역사까지

케냐 여행 전 대학병원 해외여행클리닉에서 처방받은 예방약이 '말라론'이었습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꼬박 챙겨 먹었는데, 이 약의 계보를 거슬러 올라가면 17세기 안데스산맥의 전설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당시 선교사들이 전해 들은 이야기는 이랬습니다. 말라리아에 걸린 한 사람이 안데스를 오르다 쓴 물을 마셨는데, 그것이 병을 낫게 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황당한 소문으로 치부됐지만, 같은 이야기가 여러 사람의 입에서 반복되자 탐문에 나서게 됩니다. 그 나무가 바로 친코나(Cinchona)였고, 여기서 추출한 성분이 퀴닌(Quinine)입니다. 퀴닌이란 말라리아 기생충이 적혈구 안에서 헤모글로빈을 섭취하는 과정을 방해해 기생충을 사멸시키는 천연 화합물입니다.

퀴닌의 등장은 단순한 의학적 성과가 아니었습니다. 유럽 열강이 아프리카 중부 밀림과 인도 내륙으로 세력을 확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고, 이는 이후 수백 년의 식민지 역사와 직결됩니다. 제가 방문했던 케냐 역시 그 역사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직접 그 땅을 밟고 나서야 퀴닌이라는 약 하나가 만들어낸 역사의 무게가 더 실감 나게 다가왔습니다. 누군가의 생존을 도운 약이 동시에 다른 누군가의 땅을 빼앗는 도구가 됐다는 사실은, 마사이마라 초원의 붉은 일몰만큼이나 오래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아르테미시닌과 내성 극복: 노벨상이 증명한 현대 말라리아 치료제


퀴닌 이후 클로로퀸(Chloroquine), 설파독신·피리메타민 복합제, 메플로퀸(Mefloquine) 등 합성 항말라리아제가 차례로 개발됐습니다. 그러나 말라리아 원충은 이 약들에 차례로 내성(耐性)을 획득했습니다. 내성이란 약물에 반복 노출된 병원체가 그 약의 작용을 무력화하는 능력을 갖추게 되는 현상으로, 야생 환경에서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나타납니다.

그 막힌 길에서 돌파구를 찾은 것은 뜻밖에도 2000년 전 중국 고서였습니다. 중국 의학자 투유유는 아르테미시아 아누아(Artemisia annua), 즉 쑥의 일종에서 아르테미시닌(Artemisinin)이라는 성분을 추출했습니다. 아르테미시닌이란 말라리아 원충의 세포막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는 물질로, 임상적으로는 아직까지 내성이 보고되지 않은 유일한 항말라리아 성분입니다. 이 연구는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습니다(출처: 노벨위원회, 2015년 생리의학상). 고대 지식이 현대 의학의 막힌 벽을 뚫은 순간이었습니다.

다만 WHO의 최신 세계 말라리아 보고서 기준, 전 세계 연간 감염자는 약 2억 4천만 명이며 사망자는 연간 약 60만 명 수준입니다. 이 중 다수가 5세 이하 영유아입니다. 일부에서 연간 250만~300만 명 사망이라는 수치가 언급되기도 하는데, 이는 현재와는 거리가 있는 20세기 중반 이전의 추정치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60만 명이라도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며, WHO가 '정복'이 아닌 '조절'로 목표를 수정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말라리아는 여전히 진행 중인 전쟁입니다.

말라리아 치료제의 역사

 

요약: 퀴닌 발견으로 말라리아 치료의 전환점이 마련됐지만 내성 문제로 한계에 부딪혔고, 중국 고서에서 발굴한 아르테미시닌이 현재까지 유일하게 임상 내성이 보고되지 않은 항말라리아제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프리카 여행 가면 말라리아 예방약 꼭 먹어야 하나요?

A. 제가 직접 케냐를 다녀온 경험상, 말라리아 예방약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습니다. 저는 말라론(Malarone)을 처방받아 출국 전날부터 귀국 후 일주일까지 매일 복용했고, 여행 내내 한 번도 발열이나 이상 증상 없이 건강하게 지냈습니다. 여행 전 반드시 대학병원 해외여행클리닉 또는 감염내과에서 목적지와 체류 기간에 맞는 약을 상담받으시길 권합니다.

 

Q. 퀴닌이 들어간 진토닉을 마시면 말라리아 예방이 되나요?

A. 역사적으로는 군인들에게 퀴닌을 먹이기 위해 진토닉에 섞었다는 기록이 실제로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시판되는 토닉워터에 함유된 퀴닌 농도는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에 턱없이 낮습니다. 예방약으로 활용하기에는 불가능하며, 제대로 된 항말라리아제를 처방받는 것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Q. 말라리아는 완치가 되나요?

A. 현재 아르테미시닌 기반 복합 요법이 표준 치료제로 쓰이며,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합니다. 다만 치료제에 내성이 생기는 속도가 문제여서, WHO는 말라리아 '정복'이 아닌 '조절'을 공식 목표로 수정했습니다. 여행 후 2~3주 이내에 발열이 생기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말라리아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한국에서도 말라리아에 걸릴 수 있나요?

A. 국내에서도 강화도, 파주 등 휴전선 인근 일부 지역에서 삼일열 말라리아가 산발적으로 발생합니다. 삼일열 말라리아는 열대 지역의 열대열 말라리아에 비해 치사율이 낮지만, 해당 지역 복무 군인분들은 예방약을 처방받고 제대 후 일정 기간 헌혈이 제한되기도 합니다. 해외 유입 사례도 꾸준히 보고되므로 열대 지역 여행 후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결론

케냐 마사이마라에서 해가 지고 모기장 틈새를 꼼꼼히 막던 그 밤을, 저는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그 사소해 보이는 행동 하나가 사실 수천 년 의학사가 쌓아 올린 교훈의 결과라는 걸, 당시에는 미처 몰랐습니다.

말라리아는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감염병으로 꼽히며, 아르테미시닌이라는 현재로선 가장 유력한 무기를 손에 쥐었음에도 아직 정복되지 않았습니다. 열대 지역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출국 최소 4~6주 전 해외여행클리닉을 방문해 목적지에 맞는 예방 접종과 말라리아 예방약을 상담받으시길 강력히 권합니다. 준비한 만큼 더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는 것, 제가 직접 겪어보니 정말 맞는 말이었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UNSsF2o2L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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